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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The apocalypse before us -7-

$기


글쓴이: Y

등록일: 2014-06-16 11:45
조회수: 385 / 추천수: 3


추천하신 분들(3명)
Leaf , 푸폭 , 소시에
 
공교롭다.
라고 표현하는 게 아마 옳을 것이다. 아니 그보다 더 적절한 표현은 불가능하겠지.

아직 이쪽 세계의 차원관리국은 차원 간의 연결을 영구적으로 폐쇄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지 못했다. 다만 각종 과학과 주술을 접목한 방식으로 일시적인 봉쇄만이 가능할 뿐.
하지만 그러한 봉쇄가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진다는 사실을 모르는지, 아니면 관리하고 있는 봉쇄가 관리국의 역량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건지, 생각보다 많은 봉쇄가 각지에 방치되어 있다.

주기적인 관찰과 재봉인이 필요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 눈앞의 녀석들처럼 자기들 멋대로 뜯어내고 들어가 만져 발생할 불상사는 생각보다 크다.

- 나이는 적지만 침착한 두뇌파로 보이는 녀석,
- 그리고 그보다 연장자로 보이지만 신경질적인 녀석,
- 마지막으로 다른 세계의 ‘느껴본 적 있는 시간선’이 느껴지는 늙은 녀석,

‘이번엔 흥미가 동할 녀석들이야.’

정보를 밑천으로 먹고 살기 때문에 그 녀석-쥐상의 정보꾼-이 하는 말은 제법 믿을 만한 편이지만 이 순간엔 그런 말을 한 녀석에게 의심까지 들 정도다.
물론 철저하게 돈만을 보고 움직이는 녀석을 완벽하게 신뢰하는 것 역시 바보 같은 짓임은 분명하지만..

- 포획이다!

늙은 녀석-이라고는 하지만 실제 나이는 아마도 매그너스 자신이 훨씬 많겠지-이 외친 ‘포획’이라는 말,
그것은 그의 ‘공작’이 어느 정도 먹혀들었음을 확신시켜주는 한마디였다.

그는 이번에 자신을 찾아 온 3인조를 제대로 대응해야 하는 상대로 결론지었다.
불 같은 녀석이 하나 있긴 하지만 저 쪽 입장에서 ‘정체불명의 상대’는 생각보다 강적이고, 언제 자신들을 썰어 죽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실 그녀의 대응은 오히려 정상적인 반응이라 할 수 있었다.








투쾅--!!

섬짓한 섬광이 긴 직선을 그리며 어두운 밤 공기를 가른다.
그리고 그 빛이 끝나는 지점에 있던 커다란 얼음 바위가 순식간에 박살낸다.

“용도는 너희들이 사용하는 것과 동일하다. 다만 발사되는 것이 사용자의 의지력을 기본으로 하는 순수한 에너지라는 것만이 다를 뿐이지.”

매그너스가 간단히 원리를 설명했다.
사실 쓸데없이 길어진 침묵을 깨기 위해 한 설명일 뿐, 딱히 필요성은 없었다.
그러자 공격이 실패한 뒤로 한참 동안 분한 눈빛을 불태우던 롤렉스가 씹어뱉듯 이죽거렸다.

“그래서, 이딴 걸 왜 보여주는 거지? 보기와는 다르게 희롱을 즐기는 성격인가?”
“그런 취미는 없다. 다만 내 이야기에 약간의 신뢰도를 더하고 싶었을 뿐,”

물론 추가로 약간의 ‘실력행사’도 포함되어 있긴 했다. 굳이 말할 필욘 없지만.
말을 마친 매그너스는 다시금 적의를 드러낸 롤렉스에게서 시선을 거뒀다.

눈앞에 벌어진 상황을 꼼꼼히 지켜보고 케이시는 여전히 빙글빙글 웃고 있다.

“차원수에 대해 알고 있는 눈치군. 그리고 나에 대해서도.”
“글쎄요. 양 쪽 모두 아직 많은 게 미지수죠. 워낙 베일에 가려진 부분이 많으니까요.”

빙글빙글 웃으면서도 눈빛은 가라앉은 채 변화가 없다.
이런 타입의 인간은 보통 대화 밑에 날카로운 칼을 숨기고 있다. 속내 역시 짐작하기 어렵지.

“그렇다면 기본적인 설명은 필요 없겠군.”

매그너스는 정보의 전달을 위해 천천히 설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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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수는 이곳에서 붙인 이름이고 사실은 명칭조차 존재하지 않는 괴물이다.
그들은 공포를 먹으며 자라며 이 세계의 인간보다 몇 배는 뛰어난 정신능력을 보유한 이계의 어떤 존재들의 손에 태어났다.
기본적으로 인간 혹은 그에 준하는 생명체의 공포라는 감정을 먹으며 성장하기 때문에 집단공포라도 발생하면 처치하기 곤란할 정도로 순식간에 성장한다. 심지어 일부는 그 과정에서 지성을 갖추기도 한다.
그렇기에 매그너스는 괴물의 존재를 감추고 그 공포가 자신을 향하도록 그것들의 파괴 행위에 대한 죄를 자신이 모두 뒤집어쓰려 한 것이다.
대응법은 방금 그가 그랬던 것처럼 존재 확인과 동시에 가급적 ‘빠르고 무심하게’ 처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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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너스라고 했나.”

길지 않은 설명이 끝난 후, 묵묵히 침묵을 지키던 매터가 입을 열었다.

“굳이 우리에게 이런 말을 해주는 이유가 뭐지? 댁 정도 실력을 가지고 우리가 무서워서 그런 건 아닐 것 같은데..”
“녀석들을 은밀히 막을 현지 조력자는 많을수록 좋으니까. 어중이떠중이는 필요 없지만.”
“호오 그 정도로 평가해주니 고맙군. 헌데 차원관리국에는 왜 알리지 않는 거지? 같이 대책을 마련하면 일이 더 수월하지 않을까?”
“말했을 텐데, 차원수는 공포를 먹으면서 자란다고. 확산 되서 좋을 게 없어. 미리미리 파악하고 빠르게 처리하는 게 수월하다.”
“그런 어처구니없는 말을 믿으라는 말인가?”
“믿을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방해는 하지 말았으면 하는군. 나름대로의 자구책이니까 말야. 그리고.. 최소한 ‘다른 세계의 시간대를 사는 존재’인 그대는 어느 정도 이해할 것이라 생각되는데.”
“......”

그 말에 매터는 잠시간 침묵을 지킨다,
이 세계의 상식에서 벗어난 일, 그러나 그 상식은 이쪽 세계에만 국한된 것일 수 있다는 의미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다행이도 마지막 말은 조금 떨어져서 이쪽을 바라보는 나머지 둘에겐 들리지 않았다.

일행은 매그너스의 종잡을 수 없는 행보에 대한 납득할 만한 이유를 얻었다.
공포란 불확실한 정보를 먹으며 확산되는 법이고, 좋은 소문 보다는 나쁜 소문이 훨씬 빨리 퍼져나간다. 그것이 심지어 실제적인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면, 차라리 공포의 확산을 차단하고 느낄 대상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그런 면에서는 확실히 최선의 방법이라 볼 수도 있었다.

- 물론 그러한 계획을 감당할 만한 충분한 육체적/정신적 강함이 수반되어야겠지만.

“아무튼 이야기는 끝이다. 내 이야기가 납득할 만했다면 더 이상의 방해는 말아줬으면 좋겠군.”

그 말을 끝으로 매그너스는 일행에게서 등을 돌렸다.
마침 이야기가 끝나기도 했지만, 아까부터 이 근처 어딘가에서 느껴지는 ‘수상한 기운’이 신경 쓰였기 때문이다.
무의식중에 감각을 확장시켜 수상한 기운의 발원지를 포착해낸 그는 즉시 몸을 움직였다.

“남의 세계에 참견이 좀 과한데. 쓸데없는 오지랖 아닌가.”
“사람에겐 각자의 사정이 있는 법이다.”
“...사람이 맞긴 한 건가.”
“훗, 다르게 보이나?”

등 뒤로 쏘아진 롤렉스의 비아냥에 매그너스는 등조차 돌리지 않은 채 낮게 웃었다.

미묘한 말을 마지막으로 그들의 눈앞에서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도살자’ 매그너스,
그가 사라진 자리엔 방금 나타난 차원수에게서 회수한 큼지막한 루비 원석 하나가 붉은 빛을 내뿜으며 자리하고 있었다.
    
소시에   2014-06-20 09:02:03
내가 싸놓은 똥을 멋지게 처리했네!
푸폭   2014-06-25 22:31:08
세계멸망급 위기를 왜 얘네들만 맡아야 되는지가 잘 설명됐네 이대로 코스믹호러로 나갔으면 하는 생각도 들고
Leaf   2016-03-28 15:34:44
갸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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