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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The apocalypse before us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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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Y

등록일: 2014-05-27 01:37
조회수: 321 / 추천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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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f , 푸폭 , 소시에
 
작은 마을에 위치한 어느 선술집, 한 명의 남자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푹 눌러쓴 모자 밑으로 언뜻 비치는 은발이 인상적인 남자였다.
이곳에서 가장 비싼 위스키를 세 병이나 주문한 남자는 없이 조용히 술잔을 기울인다.
두 개의 잔이 준비된 것으로 보아 일행이 있을 것이라 짐작되지만, 묵묵히 술잔을 비워대는 남자의 모습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 또르르

별다른 안주도 없이 마치 잔을 채우고 비우는 것만이 유일한 사명인 것처럼 반복하던 남자,
일행으로 보이는 다른 남자가 그의 맞은편 빈자리에 앉은 것은 세 병의 위스키 중 한 병이 비워진 뒤였다.

“여어, 좋은 술이구만.”

쥐를 닮아 약간 간사하게 생긴 남자다.
욕심도 많아 보이는 인상이지만 그런 인상 속에서도 언뜻 날렵함이 묻어나온다.

“그다지 고급은 아니군. 보다시피 썩 좋은 술집은 아니니까.”

피식 웃으며 쥐상의 남자가 술병을 기울여 앞에 놓인 잔을 채운다.

“자네 주량은 언제 봐도 놀랍구먼.”
“남극의 밤은 추우니까.”

어느 세계에서나 말이지. 라는 뒷말은 삼킨 채,
밝은 금빛의 액체가 잔을 채워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며 은발의 남자가 무심히 말한다.

“천하의 도살자 양반도 추위는 무서운 모양이지.”
“훗,”

도살자라 불리운 은발의 남자의 입가가 살짝 올라갔다.
그 역시도 자신이 도살자라 불리우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반쯤은 의도된 일이었다.
알 수 없는 존재들의 습격이라는 미증유의 공포보다는 구체적인 누군가에 대한 공포가 훨씬 파급력이 약하기에..

그 말을 끝으로 둘은 말없이 잔을 비운다.
은발의 남자가 입을 열기 전까지 잠깐 동안 침묵이 테이블을 장악한다.

“별 일 없나?”
“아주 난리도 아니지. 자네 잡으려고.”

시끄러운 선술집임에도 불구하고 쥐상의 남자는 뒷말에 이르러선 목소리를 낮춘다.

“그거 참 무서운 일이군.”
“암, 이제부턴 머리 싸매고 숨어 다녀야 할 걸. 쿡쿡,”

은발 남자의 말에 쥐상의 남자가 피식피식 웃는다.
간사한 외모와는 달리 이 남자는 믿을 만하다. 물론 이 녀석이 이 정도로 협조적인 건 의리가 아니라 돈 때문이겠지만..

“그 외에 별다른 얘긴 없나?”
“뭐, 그쪽도 머리 좀 아픈 모양이야. 정보원들마다 가져온 정보가 다르니..”
“후, 의도대로 되었나보군.”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는 은발의 사내,
제이 매그너스가 이쪽 세계 들어온 뒤로 발생한 ‘균열’은 다섯 개 정도였다.
그리고 그 와중에 괴물이 튀어나오는 균열과 관련된 정보를 조사하던 관리국 정보원들도 여러 번 습격당했다.
그들이 관리국 사람인지 아닌지 알아보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이전의 세계에서도 비슷한 조직은 존재했고, 그 자신 역시 그 조직에 몸담았었기에 그들이 움직이는 패턴을 파악하는 것은 쉬웠다.

그렇게 제이는 괴물을 학살하며 위험에 빠진 그들을 구했다.
그리고 목숨을 구한 답례로 자신이 미처 구하지 못한 민간인의 사망을 포함해 이 사건을 벌인 것이 자신이라는 증언을 할 것을 부탁했다. 약간의 보석을 쥐어주면서..

어차피 괴물의 시신은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증거도 남지 않는다.
아마도 몇 명은 시킨 대로 이야기했을 것이고, 몇 명은 자기가 보고 들은 대로 양심에 따라 증언했을 것이다.
그렇게 혼란에 빠진 관리국이 섣부르게 사살이나 협조요청 같은 명령을 내리지 않고 포획을 요청했겠지.

“뭐 그래도 이번에는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관리국 놈들이 특급 에이전트들을 대거 고용했거든.”
“그에 대한 정보는 없나?”
“의뢰가 누구에게 갔는가를 묻는 거라면 좀 힘들지. 적어도 수백 명은 될 테니까.”
“대대적이군.”
“아무튼 오늘의 최신 정보는 여기까지.”

이야기가 끝나자 제이가 주머니에서 몇 개의 루비를 꺼내 탁자에 올려놓는다.
쥐상의 남자는 이빨을 드러내며 웃으며 재빠르게 보석을 주머니에 털어넣었다.

“아무튼 난 그만 가보지. 다시 말하지만 조심해. 자네 같은 고객은 또 찾기 힘들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이거군.”
“훗,”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면 적어도 배는 가르지 않겠지.
술집 문을 나서는 남자를 잠시 바라보던 제이는 남은 술병을 마저 집어들었다.

“후, 어떤 녀석들이 찾아올까.”


마지막 잔을 기울이며 제이는 씁쓸히 웃었다.
이 세계에는 과연, 자신과 함께할 만한 존재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진 채로..
    
소시에   2014-05-27 01:50:51
우리들의 정보원이 제대로 남극으로 이끌어 줄런지..
푸폭   2014-05-27 12:40:57
뒷타자한테 부담을 주는 그런 댓글은 금지하겠습니다.
Leaf   2014-05-28 13:06:02
동행! 남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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