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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에로리] 회담

8기


글쓴이: 크리스

등록일: 2012-08-24 20:36
조회수: 407 / 추천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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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용건이 뭔데?"

 

학교가 끝난 뒤 애쉴리의 집.

그곳에는 수연과 그녀 둘이 마주 앉아있었다.

언젠가 수연이 그녀의 집에 숙제를 핑계로 왔을때와는 다르게 분위기는 결코 가볍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런 느낌의 대부분은 애쉴리보다는 수연쪽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착 가라앉은 공기속에서 수연이 입을 열었다.

 

"이야기가 듣고싶다."

 

"그러니까 무슨..."

 

"네 이야기. 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왜 저런 이상한 떨거지들이 들러붙는지에 대해서."

 

팔꿈치를 탁자에 올린뒤 수연은 애쉴리를 보았다.

그녀 역시 그를 마주보다가 눈을 피해버린다.

 

"억지로 들을 생각은 없었지만 상황이 그렇게 됐다. 얘기해 주지 않겠나."

 

애쉴리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한손으로 얼굴을 덮은채 고개를 숙이는 그녀를 보고는 작게 탄식하며 수연은 자리를 일어나려 했다.

그런 그가 부스럭 거리며 움직이자 애쉴리는 손바닥을 내밀었다.

 

"기다려봐. 얘기를 하기 전에 마음의 준비부터 해야 될것 같아."

 

"다행이네."

 

수연은 도로 자리에 앉았다.

애쉴리는 한참을 같은 자세로 있다 얼굴에서 손을 떼고는 수연에게 물었다.

 

"나는 너의 뭐지?"

 

"넌 나의 짝 partner 이지.

 

수연의 짧은 대답.

그 대답을 들은 애쉴리는 작게 웃고는 편하게 앉았다.

 

"그래....? 그렇지."

 

그녀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어디서 부터 이야기해볼까..... 난 리즈벳이라는 집안에서 태어났어. 리즈뱃이라는 프랑스의 가문은 들어본적 없지?"

 

"아아. 확실히 낯선 성이긴 해. 이름으로는 자주 쓰이지만 집안 이름으로는 좀처럼 없는 이름이지."

 

손가락으로 자신의 살고 있는 집을 주욱 가리키며 그녀는 쓰게 웃었다.

 

"그래. 흔히 말하는 졸부. 그게 우리 집안이었어. 그 졸부 집안의 3대째가 우리 아버지. 그리고 그 아버지와 지금의 어머니가 만나 낳은 딸이 나."

 

"그렇게 찾기 힘든 이야기는 아니군."

 

"그렇지. 그렇다고 썩 평범한 가정은 아니었어. 아버지가 결혼한 상대는 어머니였지만 어머니 이전에도 이런 저런 여자와 추문이 많았어. 2대, 그러니까 할아버지는 이르게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젊은 나이에 이미 가문의 터무니 없는 돈을 손에 넣게 되셨지. 그런 아버지가 한 일은 밤낮없이 이 여자 저 여자와 노닥거리는 것이었어. 그건 어머니와 결혼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지."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나?"

 

"좋은 일은 아니지. 하지만 이걸 알게 된 것은 머리가 조금 굵고 나서니까. 가까이서 보면 그런걸 잘 눈치채지 못하는게 일반적이야. 집을 나오고 나서야 그걸 알게 되었고 그걸 나쁘다고 이야기 할 만큼 나도 깨끗하게 살진 않았으니까. 물론 어머니도."

 

"종합적으로 콩가루 집안이네."

 

"괜찮은 평가네. 아직 콩가루 집안의 최악의 사건은 얘기도 안했는데도 그정도라니."

 

"더한것이라면."

 

"필립 레고르. 정확히는 필립 레고르 리즈베스."

 

"....뭐?"

 

"나와는 배다른 남매. 유리아 레고르라는 집안의 하녀와 아버지 사이의 아들. 그게 필립이야. 덤으로 우리 엄마와 놀아난 용서하기는 썩 힘든 사이."

 

".....그래서 그렇게 두들겨 팬건가?"

 

"그건 팬것도 아닌데 뭘. 기실 그녀석 지금은 고자야. 예전에 고환을 박살내버렸거든."

 

수연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애쉴리가 그 모습을 보고는 허 하고 웃자 수연은 헛기침을 하고는 얘기했다.

 

"거참 고통스러웠겠군."

 

"아프기만 했으려고?."

 

키들거리는 애쉴리.

그 서늘한 웃음에 수연은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리는걸 느껴야 했다.

애쉴리는 다시 입을 열었다.

 

"이야기를 조금 돌려보면 우리집이 졸부인 이유엔 바깥엔 알려지지 않은 일부 집단의 영향이 있었다고 해."

 

"일부 집단?"

 

"아마도 왕정을 복구하자는 그런 단체라고 해. 물론 지금 우리집안에 자금을 대주고 있는 것도 그 사람들이라고 하는 것 같더라고."

 

"어째서 그 사람들이 리즈베스 라는 집안에 돈을 대주고 있는거지?"

 

"글쎄. 점성술사 같은 사람들이 우리 집안에서 프랑스의 여왕감이 나올거라고 얘기 했었다나봐. 나랑은 별로 상관없지만 말이야."

 

"......터무니 없는 소릴..."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 안하나 보지 뭘. 어머니와 필립이 놀아나는 것을 본 다음날로 난 집을 나왔고 그 이후론 이렇게 살고 있지. 그때 만난게 앨리스 언니."

 

"그럼 필립과 앨리스 사이의 알수 없는 기묘한 협력관계는 어떻게 된거냐."

 

"나와 함께 지내던 앨리스 언니가 한눈에 반한 상대가 필립이었다는 이야기. 물론 어머니와 필립 사이가 어떻게 된것인지는 잘 몰라. 뭐 어느쪽이는 제대로 된 이야기는 아닐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다지 파고들 생각도 없고 말이지."

 

"ㅡ필립쪽에서 앨리스에게 매달려 있는게 아니다...? 라는 이야긴가."

 

"그렇지. 내가 아는 바로는 필립에게 앨리스 언니가 매달려 있다ㅡ 혹은 홀려 있다ㅡ 라고 보는 쪽이 타당하다고 생각해."

 

"과연. 그렇다면 이 상황이 의미하는 바도 조금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겠네."

 

"이 상황이라니 무슨 소리야?"

 

"필립이 무단결석중이다. 벌써 일주일째."

 

"헤에. 관둔거야?"

 

"알수 없지. 아무런 정보도 소식도 없어. 덕분에 학교에서 녀석에 대한 나쁜 소문이 사실은 잘못하지 않은 필립을 뛰쳐나가게 만들었다ㅡ 는 종류의 소문이 나돌고 있지. 정말이지 소문이라는건 언제 무엇때문에 어떻게 바뀔지 모른단 말이야."

 

"뭔가 어려운 얘기네."

 

"뭐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야. 분명했던 선악관계도 악이 용사에게 쓰러지는게 아니라 표표히 사라져버리면 용사가 사실 나쁜게 아니었나 하는 음모설이 나도는 정도의 느낌이지."

 

"ㅡ그게 어렵다잖아 멍청아..랄까 더 영문을 알수 없는 이야기가 된거같은데?"

 

"못알아들으면 그걸로 됐어. 그보다 몸 상태는 좀어떠냐?"

 

"몸상태? 언제나 최고지!"

 

"다행이네. 그럼 난 일어나 보도록 하지."

 

"...............야...이야기만 듣고 가는게 어딨냐!"

 

"....딱히 내가 너랑 뭘 또 같이 해야 한다는 거냐?"

 

"됐다. 꺼져버려 멍청이."

 

"웃기고 앉았네."

 

피식 웃은 수연은 주먹을 쓱 내민다. 그런 그의 제스쳐에 애쉴리는 자신의 주먹을 그 주먹에 살짝 겹친다.

 

"잘가라."

 

"아아."

 

수연은 가방을 들쳐매고는 그녀의 집을 나섰다.

손도 흔들지 않는 애쉴리.

그저 그가 사라진 문을 아무말 없이 바라보았다.

 

 

 

 

 

 

 

 

 

 

 

 

 

 

골목에서 어두워진 애쉴리의 집 창문을 바라보던 수연은 창문에서 빛이 사라지는 모습을 확인하고 돌아섰다.

걸음걸이가 유난히 무거워보이는 그는 가방끈을 고쳐매고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나직하게 그는 중얼거렸다.

 

"거기서 앉아계시게 말괄량이 여왕마마. 진흙은 내가 뒤집어써줄테니."

    
Y   2012-08-31 10:15:48
ㅋㅋㅋㅋㅋ 쿨한 듣튀네.
이제 확실하게 관계를 알았으니 좀 더 완전하게 대처가 가능하겠지만,
앨리스의 입지가 많이 약해졌으니 이제 애쉴리에겐 크게 위협이 안되겠지.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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