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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강천운] 두 사람은 앞으로도 계속..(FIN)

8기


글쓴이: 소시에

등록일: 2012-08-19 21:50
조회수: 452 / 추천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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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하아.”

 

아주 커다란 한숨이 절로 나온다.

주변사람들이 본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얼굴일까.

아마도 세상의 모든 고민을 짊어지고 있는 얼굴이 아닐까.

지금의 내심정이 그러하니까.

 

20XX년.

자신있게 쳤었던 대입에 실패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수능성적자체는 좋았지만 한국대학의 면접에서 낙방하고 말았다.

너무도 간단한 질문.

왜 이 대학에 지원하게 됐습니까? 란 질문에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랄까 그 정도가 아니라 내가 지금 생각하기에도 부끄러울 정도로 경직되어 우스꽝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을 거다.

그런 나를 보고는 앞에 앉아 계시던 면접관이 사뭇 진지한 얼굴로 “학생은 아직 더 고민해야 할 것들이 남은 것 같군요.” 라고 하는 말이 ‘면접종료!’라고 말하는 것 같아 꾸벅 인사를 하고 면접실을 빠져나왔다. 얼마나 초라한 모습이었을까.

내성적이라면 다른 대학을 갈 수도 있었겠지만 어째서인지 모든 것이 싫어져 아무한테도 연락하지 않고 이렇게 지방의 한적한 패밀리레스토랑에 앉아있었다.

어차피 나의 이고민은 고민한다는 것으로는 해결되는 것은 눈곱만큼도 없고 실직적인 행동이 뒷받침돼야만 비로소 1년 후에 해결 될 ‘수도’ 있게 되는 문제니까.

아 갑자니 지난 이년간의 추억 아닌 추억들이 스쳐지나간다.

하연이 하고는 계속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3학년이 돼서는 거의 매일같이 만나 밥을 먹고 공부를 하고 가끔 놀이공원등을 다니면서 스트레스 해소도 하고 여름에는 바닷가에도 가보고 하는 아주 충실한 2년을 보냈는데 그런 오랜 시간동안 어째서 단 한번도 ‘왜 한국대학을 지원하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일까.

왜냐면 하연이가 들어가기로 했으니까.

우습게도 면접관님이 질문을 했을 때 가장먼저 떠오른 답변이었다.

저것이 동기가 될 수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 하필 면접을 보는 도중이라니...

그래 저것은 동기의 동기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여성이 이대학을 지원해서 그녀를 쫒아 한국대학을 지원하게 됐는데 대입을 준비하면서 이대학이라면 나의 꿈을 이루는데 커다란 초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대원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상투적이지만 모범적인 답변이 나올 수도 있었겠지만 정말 그 순간 머릿속이 새하얗게 돼 버렸던 것이다.

“하아.”

걱정거리가 빠져나갈까 하는 심정으로 다시 한 번 크게 한숨을 내뱉어 봤지만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오히려 주변 시선만 끌고 있었다. 나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옆자리에는 몇 명인가의 손님이 앉았다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자리를 바꾸거나 가게를 나가곤 했다.

민폐도 이런 민폐가 아닐 수 없지만 일단 식사를 시킨 손님이라 그런 것인지 알바도 사장님도 별다른 기색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것이 아니라면 고도의 서비스 교육을 받아 자신의 얼굴을 완벽하게 컨트롤 할 수있는 프로들이겠지.

그래도 미안해서 식사 후 상당한 가격의 커피를 시켰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남자의 커피.

쓰니까 같이 준 시럽을 듬뿍 넣었다.

하지만 다음부터는 시키지 말자. 내 취향이 아닌 것 같다.

반도 못마신 커피를 내버려두고 창밖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본다.

나는 이렇게 고민이 많은데 저 사람들은 아무런 걱정 없는 얼굴로...같은 궁상맞은 생각을 하며 그저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1시 30분.

슬슬 나가야 할 때이다.

30분 후면 나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환경으로 격리되어 새로운 사람들과 2년을 함께 보내며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2년의 시간이 지나면 나도 하연을 잊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가 있겠지. 진로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예전에는 그렇게나 싫었는데 지금은 이것이 아주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입소를 환영합니다! 라고 쓰여 있는 커다란 현수막에 나도 모르게 우뚝 하고 걸음을 멈추게 된다.

운동장에 모인 수많은 남자들이 부모 형제 친구 혹은 여자 친구와 헤어져있을 날들을 생각하지 않으려는 듯 더 크게 웃고 더 큰 몸짓으로 서로의 등을 두드리며 웃고 떠든다.

그런 분위기에 되레 위축되지 않으려 허리를 펴고 가슴을 크게 부풀린다. 걸음걸이도 크게 걷고 팔도 약간 과장되게 흔들며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향했다.

잠시 후.

입소자와 함께 오신 분들은 이제 운동장 밖으로 나가 주십시오. 라는 말과 함께 지금까지의 분위기가 일순 반전된다.

.

.

.

나는 정문 입구에 반대편에 멍하니 커다란 현수막을 바라보고 있다.

시간은 지나 근처에는 드문드문 행인들이 있을 뿐 입소를 함께했던 사람들의 가족들은 대부분 돌아간 이후였다.

그리고 또 한 번 나의 어리석음에 한탄한다.

설마 군대라는 곳이 미리 지원을 해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니.

 

“왜 그런 곳에 있어?”

“......그냥. 바람이나 쐴까 해서.”

 

 놀란티를 내지 않으며 심드렁하게 대답한다.

내 터무니없는 대꾸에도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내옆에 다소곳이 앉았다.

너무도 반가우면서도 놀라운 마음을 애써 가라앉혔다.

 

“어긴 어떻게 알고왔어,”

“그렇게 문자를 보내면 누가 봐도 군대 간다는 것을 알거야.”

“따, 딱히 장소는 말하지 않았는데.”

“뭐. 군대 간다고 하면 논산훈련소, 102보충대, 306보충대 중에 하나니까.”

“왜 남자인 나보다 잘 알고 있는 거야.”

 

“그야...”

“응?”

 

뭔가 들릴듯 말듯 중얼거리는 말소리를 들으려했지만 그녀는 얼굴을 휙 돌리며 외면했고 약간 무안한 마음을 느끼며 기지개를 펴는 시늉을 하며 그녀를 흘긋흘긋 훔쳐보았다.

 

“하연아...”

옆으로 돌아앉아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끼는, 예상치 못한 그녀의 옆모습에 나는 조금 망설이다 조심히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때.

갑작스럽게 돌아보며 내지른 주먹에 가슴팍을 맞아 억하고 소리를 낼 겨를도 없이 하연이 안겨왔다.

 

“정말로...정말로 걱정했단 말이야. 이렇게 아무런 준비도없이. 갑자기 군대에 간다고 해서. 아침부터 훈련소들...돌아다녔는데...이대로 못만나는 줄 알고...흐..흑..”

안긴 상태로 흐느끼는 그녀를 보고 나의 고민들이 정말로 하찮게 여겨졌다.

“미안. 말 안하고 멋대로 결정해서.”

나는 그냥 하연이를 꼭 안아주는 것 말고는 다른 것은 할 수가 없었다.

그래 그동안 나는 무엇을 위해 노력해 왔던가.

이미 답은 알고 있었는데.

.

.

.

.

 

 

 

.

 

아주 개운한 마음으로 시험장을 나왔다.

방학인대도 학교에는 면접생들 이외에도 대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있었다. 개중에는 커플인지 당당하게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사람들도 보였다.

 

“잘봤어?”

“어? 어. 넌 맨날 갑자기 나타나네.”

“그건 말이지…….”

폴짝 하면서 나타난 하연이 빙그르 돌아 내 옆으로 왔다.

 

“내가 너보다 먼저 널 찾아내기 때문이지.”

그 말에서 묘한 기쁨과 행복을 느끼며 조금 붉어졌을 볼을 감추기 위해 두 손바닥으로 뺨을 팡팡 하고 두들겼다. 나무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부끄러운 내 얼굴을 식혀주는 것 같았다.

 

“이번에도 저번이랑 같은 교수님이 면접관이었다며? 또 실수한건 아니겠지? 저번에도 시험은 잘 봐놓고 면접에서 어이없게 떨어졌잖아.”

 

나는 자신 있게 가슴을 두드리며 “걱정 말라고! 확실하게 대답해 줬으니까” 라며 소리쳤고 그런 내 과장된 몸짓에 즐거워하며 웃는 하연을 보며 나또한 빙그레 미소가 지어졌다.

 

“뭐라고 말했는데?”

“응?!”

“물어봤을 거 아냐. 지원동기.”

하연이 미소를 머금을 채로 내 눈을 바라보고 있다.

그냥 눈이 마주친 것 뿐인데도 또다시 내 심장은 밖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두근거렸다.

그녀의 짧은 앞머리에는 내가 언젠가 사준 머리핀을 달고있었다.

그것이 기폭제가 되어 단번에 빈약한 마음속 불길을 커다랗게 타오르게 만들었다.

 

“좋아하는 여자가 다닌다고 했어.”

“어?”

“좋아하는 여자가 이 학교에 다녀서 꼭 같이 캠퍼스라이프를 즐기고 싶다고 했다고!”

반쯤을 윽박지르듯 소리치는 바람에 지나가던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지만 그런것 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나의 심박동 소리가 두근 두근 하고 나의 청각은 물론이고 시각이나 후각 모든 감각을 지배해 내 몸이 심장이 된 것처럼 강하게 뛰고 있었다.

 

슬쩍 하연을 바라보니 그녀의 얼굴도 상당히 빨갛게 물들어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더욱더 부끄러워져서 나도 모르게 뒤돌아 터벅터벅 걷고 있었다.

멈춰라 다리야 어디가니! 라는 마음속소리도 무시하고 한번 움직이기 시작한 다리는 멈출줄 몰랐다.

이어 뒤따라 걸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흘러내리는 빵모자를 고쳐쓴다.

그렇게 말없이 걷다가 내가 문득 멈추려고 했을 때였다.

어느새 다가온 하연이 슥 팔을 뻗어 팔짱을 꼈다.

덕분에 약간 하연에게 밀리듯 멈추려했던 걸음을 계속해서 걷게 되었다.

 

“기뻐. 부끄럽기도 했지만 아마 그런 소리를 듣고 싫어할 여자는 없을 거라고 생각해.”

라는 소리에 나는 히쭉히쭉 웃음이 새어나오는 입을 힘줘 막으며 다시금 붉어지는 볼을 글적였다.

 

“그런데 그 교수님이 우리 과장님이야.”

“뭐?”

“아마 4년 내내 보게 될걸.”

“헐.”

 

나와 하연은 서로를 마주보며 싱긋 웃어보였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하연이만 있다면 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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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천운&하연의 엔딩을 낼 수있어서 참으로 기쁩니다.

 조금은 심령미스테리 같은 것을 쓰고싶었지만 여러가지 여건상 그러지 못하고 성장 드라마 같은 형식이 되었지만

엔딩을 낼 수있엇다는 것에 커다란 만족을느끼며 천운 하연의 잉야기는 마치겠습니다. 

 

 

    
크리스   2012-08-24 22:10:11
왜! 성장드라마 좋구만.

덧 : 사실 군대에 입대했습니다 에서 끝인줄 알고 혼자 막 뒹굴다 스크롤이 남아있음을 깨닫고 조금 쓸쓸해졌음. 군대 엔딩이었다면 역사에 길이남을 것이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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