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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에로리] 이야기는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8기


글쓴이: 크리스

등록일: 2012-08-06 20:57
조회수: 501 / 추천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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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이 이야기는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메모장에 적힌 글자 끝에서 커서가 보였다 말았다를 반복하고 있다.

 

정확히는 이 사단이 일어나기 직전이겠지.

양호선생은 그 사이에 일어났던 일들을 조심스레 정리했다.

자신이 살필 사항은 자신의 가설이 옳은가 틀린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일단 기본적으로 사랑 알레르기는 발병 자체가 희귀할 뿐더러 치유된 케이스도 드물다.

따라서 예방법이 따로 있는 다른요인이 알러지의 원인이길 바라고 있었다.

일단 그녀는 사랑, 혹은 애정에 가까운 감정이 그녀의 알러지의 원인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가설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기 위해 수연에게도 이야기를 한 것이고 또한 반을 바꾸기도 했던 것이다.

 

결과는 꽤나 당혹스러웠다.

제3의 요인.

즉 사랑 이외의 감정이 그녀의 감정이 주된 요소가 될만한 사건들이 발생 한 것이다.

A반으로 이동했던 그녀는 필립이라는 학생과 함께 구설수에 오르며 이런저런 일을 벌였다.

그 행동에 사랑이 끼어들었을 거란 생각은 하기 힘들었다.

애증이란 경우도 있다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순수에 가까운 분노였다고 하니 화가 머리끝까지 난 그녀가 수연에 대한 감정을 표출할 일이 없었을 것이다.

 

들리는 이야기에서 전해지는 애쉴리의 빼어난 신체능력.

이는 이전 그녀가 잠시 검사했을때와는 전혀 다른 부분이다.

그녀에게 당시처럼 알러지증상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

 

이건 중요한 문제다.

 

수연을 의식하지 않자 알러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건 확신범이네요."

 

이마를 부여잡는 양호선생.

도데체 어디서부터 무얼 어떻게 해야할지 깜깜한 벽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깍지를 낀채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대고 있던 그녀는 길게 한숨을 쉰다.

 

"ㅡ이민을 가라고 해야 하나....?"

 

진지한 고민을 시작한 그녀였다.

사랑 알레르기가 치료된 선례는 딱 한가지뿐이었다.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난 후 눈이 부어오르고 가려운 습진이 발생하는 ‘사랑 알레르기’로 고통 받던 여자가 결혼 후 이 증상이 깨끗히 없어졌다고 데일리 메일이 보도했다. 영국 에섹스의 대학의 행정원 샤롯... 

 

 

 

"이걸 어떻게 애들한테 알려주냐고!!"

 

그녀는 원망스러운 눈동자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구름한점 없는 하늘이 오늘만큼 미워보이는 날도 없을것이다.

 

 

 

 

 

 

 

 

수연의 등교.

요즘 자신에 대해 좋아진 평판과 더불어 자신의 얼굴을 아는 사람이 많아졌다.

긍정적인 의미로.

뭐 어느쪽이든 너무 과한 관심은 좋지 아니하기에 조용히 지내고 있지만 요즘 학교 돌아가는 꼴을 보아하니 ㅡ조용한 모습이 더 쿨해보이지 않니? 멋져ㅡ 라는 공기가 미묘하게 돌고있는게 또 불안하기 그지없다.

책상에 가방을 걸려고 내려다보니 생경한 음료가 하나 있다.

먼저 와서 엎어져있는 자신의 짝에게 질문한다.

 

"ㅡ근데 이건 뭐냐?"

 

"생생톤."

 

"그러니까 이게 뭐냐고."

 

"박카스 사촌."

 

"하....."

 

이마를 짚은 수연.

질문의 내용을 바꾼다.

 

"누가. 무슨 목적으로 내 책상에 이렇게 의도를 알수 없는 음료를 놓았는지 정보를 제공할수 없겠나. 애쉴리 로라 리즈베스양?"

 

"목적같은거 없어. 그냥 먹어. 먹어봤더니 괜찮더라아."

 

".........너냐?"

 

"꼽냐?"

 

자신을 느긋한 얼굴로 올려다보던 애쉴리는 급히 머리를 책상머리에 틀어박는다.

 

"아... 아무튼 마셔."

 

".....너 여기에 무슨 독약을 넣은거냐...."

 

"...................주댕이에 틀어박아야 드셔 주시겠어요?"

 

물씬 풍기는 살기.

수연은 자기가 뭔가 잘못했나 싶어 끙 하고는 냉큼 뜯어 뱃속에 음료를 털어넣는다.

누가봐도 성의 없어보이는 그 모습을 어느새 눈을 반짝 거리며 쳐다보는 애쉴리.

그리고 그 눈빛을 본 수연은 노골적으로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ㅡ설마 정말로 뭘 넣었으려고. 뚜껑 개봉한 흔적이 없는걸 믿어보자.

 

저 애쉴리라면 장난을 걸고도 남는다.

자리에 앉은 수연.

 

 

 

 

 

 

 

 

이야기의 시점을 조금 비틀어보자.

수연이 오기 전.

그러니까 약 20분 전의 일이다.

살금살금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동작으로 들어오던 그녀에게 누군가 말을 건넨다.

 

"뭘 그리 살금거리며 들어오는거야. 어울리지 않게."

 

툭 쏘아붙이는 듯한 말투의 가랑의 한마디에 애쉴리는 움찔 하며 몸을 움츠렸다.

품안에 무언가를 안고 오는 것 같은 그녀의 모습에 가랑은 한숨을 쉬고는 읽고 있던 책에 시선을 돌렸다.

 

"뭘 하든 크게 신경 쓸 생각은 없는데ㅡ"

 

"뭐...뭐 불만 있나요?!"

 

몸을 웅크린채로 크르릉하고 자신을 위협하는 애쉴리를 보며 코웃음을 친가랑은 재미있는걸 본다는 시선으로 바뀐다.

 

"ㅡ뭐. 의심받을 짓은 하지 말라고."

 

"뭐...뭐가 의심받을만한 짓인가요오?"

 

애쉴리가 딱 봐도 흠칫거리는 모습을 보이자 더욱 재미가 생기지만 더 놀리다간 그녀의 얼굴이 터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애쉴리는 얼굴로 홍당무가 무슨 색인지를 표현하고 있자 그녀는 관두기로 했다.

 

들고온 음료 두개중 똑같은 한개를 벌컥벌컥 마시면서 병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척척 걸어온 애쉴리가 가슴을 내밀며 당당하게 외친다.

 

"자. 이걸로 의심은 풀렸나요오?"

 

"ㅡ아. 그래."

 

ㅡ아니 네가 수연이에게 마실걸 준다는 사실 자체가 의심스러운 장면이잖아 누가봐도.

 

라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않은채 가랑은 책에 머리를 파묻고 키들거리며 웃었다.

 

 

 

 

 

 

 

ㅡ도데체 왜 의심을 하는거지?

 

단순히 음료를 주었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의심받아야 할 정도로 자신의 인간성에 문제가 있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애쉴리였다. 그에 반해 자신에게 주어지는 기묘한 호의에 의심부터 하고 보는 수연도 이게 도데체 무슨 꿍꿍이일까 하고 고민에 빠져있었고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는 가랑은 웃겨 죽을 지경이었다.

 

얼굴을 찡그린채 겨우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는 가랑을 보던 그의 짝 천희가 가랑에게 물었다.

 

"뭐 재미있는 얘기라도 써있냐 우리 교과서?"

 

"뭐. 그렇지."

 

그리고는 또다시 웃음을 참으며 가랑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ㅡ하나만 멍청인줄 알았는데 둘다 멍청이잖아.

 

서로를 힐끔거리는 애쉴리와 수연의 모습을 보며 가랑은 앞으로의 생활은 둘을 관찰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울 것 같다는 전망을 하며 책에 시선을 돌렸다.  

    
Y   2012-08-10 22:02:49
헐, 저 사랑 바이러스 어떻게 고칠 순 없는겐가..
수연이 등교한 뒤니 그 후로 3주 이상 시간이 흘러버렸으니 앨리스랑 필립은 과연 뭐하고 지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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